요모조모 방황해온 시간들을 다 아울러도, 어쨌건 삶의 가장 큰 줄기는 공부였지. 근데도 여전히 공부를 못한다.ㅋㅋ 언제나 어렵지. 내가 배움에 얼마나 진심인지와 별개로, 내가 학교를 얼마나 애틋해하는지와 별개로, 내가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와 별개로. 공부가 마음같았던 적 없고 학교다니는 게 쉬웠던 적 없고 삶이 살만했던 적 한 번도 없다.
그래도 나는 이 대단치도 않은 공부를 그런데도 늘 뭔가가 너무 많은 하루를 어쩌면 영영 그러할지도 모를 삶의 지지부진함을 견뎌야지. 나의 능력 없음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애매함을 내버려두고도 절실해보아야 한다. 구차하고 지리한 하루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남 탓도 해버릇해야한다.
작년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