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어지는 장마로 하수와 하천이 범람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도시화로 인한 도로의 아스팔트, 콘크리트화가 큰 원인이다. 도시면적의 대부분이 불투수면, 즉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성질을 띠며 지하수는 고갈되었고 하천은 오염되거나 마르며, 홍수는 잦아졌다. 싱크홀 발생 역시 지하수 부족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이에 물순환 도시로의 변모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다 많은 빗물을 땅 속에 스며들게 해 미래의 수자원으로서 지하수를 확보하고, 하천 유량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오염을 방지하며, 홍수 수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는 자연 자체의 자정력을 이용하는 저영향개발(LID·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으로 이를 실현하고자 한다.

  자연의 물순환 체계가 회복된 도시. 이를 위해 도시는 작게는 건물 옥상에 녹지를 조성하거나, 가로수에 나무여과상자를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나 주택의 정원 등에 빗물정원을 설치할 수 있다. 크게는 수로를 식생화하고, 도시공원에 식생체류지를 조성하며, 도로포장을 투수성을 띠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한 곳에 고여 썩거나 범람하는 도시수가 흐르도록 해 리사이클을 의도하는 것이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개입이 시작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16년도부터 다섯 개 도시를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해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는 시청 청사가 위치하고, 인근 하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역에 투수블록, 옥상녹화 등을 적용했다. 수질 개선과 함께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울산광역시(태화강 철새서식지 인근), 경북 안동시(문화의 거리)는 실개천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 식생 수로를 조성했다. 경남 김해시는 오래된 도심 시가지에 빗물정원, 식생수로 등을 조성하여 도시 경관과 물순환을 함께 개선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저영향기법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물관리 체계를 도입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도시와 도시는 연계되어 스마트 워터벨트가 되고, 관리 범위는 유역 차원까지 확장되어 유역 중심의 통합 물관리가 가능하며 기후변화 대응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질 높고 지속 가능한 시민 생활이 가능하려면 건강한 생태계와 아름다운 경관이 살아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물은 생명의 원천인 동시에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스마트 물순환 도시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생활의 편리함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살아 숨쉬고 공생하는 쾌적함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으로 선조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려 자연을 품은 최첨단 도시를 만들고 또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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