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고3 수험생입니다. 열등감이 너무 심해 고민이에요. 공부나 패션 같은 부분에서는 크게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데 예쁜 사람들만 보면 그냥 하염없이 부럽다가 짜증이 났다가 너무 마음이 복잡해요. 뭔가 저는 열심히 노력해서 얻거나 아니면 열심히 해도 얻지 못하는 것을 예쁜 사람들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예쁜 사람들을 괜히 미워하나봐요. 겉으로 티 내지는 않지만 마음 속으로 밉고 짜증 나는 마음이 너무 커요. 그래서 괜히 어떻게든 예쁜 사람들의 결점을 찾으려고 해요. 저는 정말 착하게 살고 싶고 착하게 마음먹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그렇군요. 우선 마지막에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제 생각엔 막 예쁜 애들 다 죽어 버려. 이렇게 외치고 다니지 않고 혼자 앓고 계신 걸 보면 사연자님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공부나 패션 같은 부분에선 별 생각이 없는데 예쁜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밉고 짜증이 난다? 공부 잘하는 게 제일 부러운 사람도 있고. 옷 잘 입는 게 제일 부러운 사람도 있고. 부러울 수 있죠. 그게 이상할 건 없는데, 내가 지금 그거 하나가 없어서 문제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그건 땡이라는 겁니다. 사람의 능력과 가치는 정말 다양한 요인들로 결정이 되니까요.

  예쁘다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걸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는 있겠죠. 근데 그것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이나 패션 감각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왜 사연자님은 공부나 패션에 대해선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아마 두 가지 정도 이유가 있겠죠. 정말로 관심이 없거나. 꽤 자신이 있거나. 어쩌면 전혀 다른 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못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착하느라 내가 가진 것들의 가치를 외면하는 건 좋지 않다는 겁니다.

  긜고 그들의 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하셨는데, 뭘 노력까지 해요. 당연히 있겠죠. 결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근데 그걸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면은.. 의미가 없어요. 결점을 찾으려는 이유는 내 가치를 쌓는 것보다 남의 가치를 깎는 게 더 쉽고 맘 편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다고 내 가치가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지금 예쁜 사람들이 고깝게 보이는 건 확실한 내 장점이 안 보이고 자신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탐구적인 자세로 찾고 키워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쁜 사람들을 안 미워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을 좋아할 생각을 하길 바랍니다.

  자신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걸 예쁜 사람들은 거저 얻는 것 같다? 그래요.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되겠죠. 아무리 세상을 좋게만 보려고 해도,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이 어딜 가든 눈에 띄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근데 이건 아셔야 합니다. 사연자 님 생각에 뭔가를 거저 얻는 것만 같은 그들이, 그 예쁨은 거저 얻은 걸까요?

  인생을 날로 먹는 것 같아서 밉다고 말했던 그들이 정말로 아무 노력도 안 했다고 자신할 수 있나요? 물론 소수의 타고 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고 아무것도 안 발라도 피부가 백옥 같은 사람들은 있어요. 그건 저도 부럽네요. (물론 그게 컴플렉스인 사람도 있습니다.)

  근데 다수의 사람들은 멋진 외모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합니다. 운동하고 식단하고 약 먹고 관리받고 갖은 노력을 다 해요. 아까 말했던 패션도 중요하겠죠. 지금은 학생이니 교복을 입지만 성인이 되면 다릅니다. 외모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옷에도 돈 정말 많이 씁니다. 그러면 성형은 날로 먹는 걸까요? 저는 성형이야말로 노력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헥 생각하면 단순히 그들을 밉다, 짜증 난다, 이렇게만 말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자, 정리를 해 봅시다. 예쁜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수 있지만 그 기준은 다 다릅니다. 그리고 그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여러 능력 중 하나일 뿐이죠. 남이 가진 것에 집착하고 내가 가진 것들의 가치를 외면하면 영영 그 마음을 버리기 어려울 겁니다. 지금 당장 내가 뭘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그걸 탐구해서 찾고 가꾸는 것이 필요하겠죠.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주먹왕님의 미움을 받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아무 노력 없이 사는 게 아닙니다. 예쁘다는 이유 하나로 고민과 고난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구요. 한정 없이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것은 그들의 삶을 내가 보고 싶은 대로만 봐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남과 나를 비교하면 끝이 없고 마음은 계속 황폐해질 겁니다. 남들을 향한 그 시선을 이제 자기 자신에게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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