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바다가 깊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견고한 나의 외로움의 방은 새벽빛을 반사해 칠흑으로 빛났다. 벌써 기억도 나지 않는 꿈 너머로 내가 울고 있었다. 울고 있었나 보다. 못다 흐른 눈물이 동공 위로 울렁거렸다. 침대 위 천장도 함께 흐르도록 했다. 또렷하게 바라보기도 싫었다. 방이 너무 어두웠다. 귀 옆 베갯머리가 진작 축축했다.
너무 조용해서 파도가 치는 것 같았다. 지독했을 것이 분명한 꿈이 남기고 간 이명이 길었다. 커다랗고 불규칙했다. 왁왁거리며 밀려왔다가 삐 하는 소리만 남겨놓고 저만치 멀어져갔다. 본능적으로 나는 흐느끼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숨죽여 남은 울음을 먹었다. 나는 나인데 지금이 몇 월 며칠인지를 몰랐다. 나는 아직 이별한 채인가? 아직도 누군가와 다시 만나지 못했나? 그래서 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