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게 아니라. 엄마는 받는 게 익숙하지 않은 거야.
너는 언제 이렇게 자랐니. 누나 때문에 아빠가 죽은거라고 울며 목을 조르던 너는 변하겠다 말도 없이 어느새 이렇게 훌쩍 자라 버렸니. 누구도 책임져주지 못하는 네 불안과 혼란을 너는 어떻게 끌어안았니. 어떻게 그것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니.
세상에 사랑할 사람도 사랑받을 사람도 없어 그애의 누나라는 것 하나만이 나를 설명해주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영영 나의 타자인 줄만 알았던 아이는 무관심 속에서도 홀로 자라고. 한 주체가 되어 제 몫의 사랑을 요구할 줄 알고.
이제는 사랑을 할 줄도 알게 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