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가 담고 있는 메시지 중에는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문제 해결보다는 문제 상황을 단순히 설명하거나 이해를 구하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 있다. 자살 원인 중에는 가족 간의 갈등과 애정 문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우울증 등 심리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자살자가 많았다.
자살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유서들은 자신의 인생 자체를 부정하거나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어쩔 수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들의 글에서는 인생에 대한 허무함과 자신과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출처: http://www.jeongrakin.com/557
니가 아빠야? 아버지야? 니가 뭐가 정확한 사람인데 맨날 술처먹고 들어와서 그딴 소릴 지껄이냐. 니가 정확하다고 맨날 지껄이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데? 니가 돈을 벌어서 니 돈으로 새금을 해결하냐? 나 공부시켜주길 해봤냐. 니 돈으로 집을 사길 해 봤냐.
돈 없어도 놀러다니고 술먹고 나이 50먹도록 이뤄논 게 뭐였는데? 니 아들한테 떳떳한 모습, 정확한 모습, 본받을 만한 모습 보여준 게 뭐였는데?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기 전에 니가 무시당할 행동만 하잖아. 맨날 잘났다는 듯이 외치는 이남배 장남으로서 한게 뭐였냐. 난 신씨집안에 장남으로 태어난 게 한스러원데 내가 살면서 널 지켜봤지만 잘한 행동 하나도 없었고 어머니가 옳은 말만 하라치면 신경질내면서 욕하고 때리고 내가 그거 볼 때마다 어떤 생각했는 줄 아냐?
죽이고 싶을 정도로 많더라 대화로 풀 수 있는 것도 항상 신경질내고 욕하고 니 최대무기지 화내는거? 배운거 없고 무식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거냐? 정말 한심스럽다.자신이 뭘 잘못하고 있는 줄도 모르지. 자기는 항상 정확하고 똑바른 사람이라고 하니까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신○○이 정신 못차리는 인간아 너 때문에 이 더러운 신씨 집안 떠날란다. [22세, 남자, 대학생, 2006년 5월17일 의사]
아내 뒤를 따르지 못한 것이 한이 되옵니다. 자식들의 잘못되여 흔들림을 보고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였건만 어떻한 생각으로 나를 외면하온지알수가 없군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ㅛ 자식들의 가르침과 교육을 잘못시켰나 봅니다. 사가 부모님들께도 원망스럽습니다. 이시점에 와서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리오. 이것이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옵니다. 각종질병은 깊어만 가고 늙고 병들어 자리에 눕게 되면 어느누가 나을 돌보아 주겠습니까. 자식들의 천떡꾸러기가 되기전에 하나님께 제가 될줄 알면서도 ***** 이길을 선택할수밖에없군요. 자식들이 원망스럽고 용서할 수가 없군요. 복통이 터질것만 같어 세상이 살기 싫어졌습니다. [65세, 남자, 무직, 2004년 10월25일 추락사]
어머니께 올립니다. 항상 근심 걱정과 고통을 안겨드리는군요. 효도라는 글자체를 잊고 살아온 것이 죄스럽습니다. 용서하시라는 말도 드리지 못함을 이해하시고 그냥 묻어주세요. 못난 자는 * 먼 길을 떠납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 나로 인하여 마음 아파하시거나 염려하지 마시고 어머님 건강만 챙기세요. [42세, 남자, 무직, 2003년 3월25일 의사]
봉건 엄마 정말로 미안하다. 참답게 살고 싶었는데 결혼 전부터 지금가지 난 당신 참말로 사랑하고 아끼고 싶었오. 하지만 돈 때문에 항상 당신을 고달프게 하였죠. 죽어서도 꼭 당신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겠소. 할말이 많지만 당신이 모든 것을 다 잘 헤아리라 믿소. 돈 때문에 한이 맺혔소. [47세, 남자, 무직, 1998년 2월22일 의사]
같지 않은 이중 인격자 *도 날 너무 실망 시키며 *새나 말든지 생각이 아빠와 똑같다. 나를 처량하게 만들고 있다. *지 너무 힘들다는 말 밖에 *다 않아. 슬퍼서 미쳐버릴 것만 같다. 나쁜놈 나쁜 놈 이중인격자 개새끼 이중인격 소유자 나쁘고 개새끼야 나쁜 놈 나쁜 놈 나쁜 새끼 배신자 이중 인격자 사회에서는 100점 이라고 인정 헷지? 가정에서는 빵점이야!! 너가 인정 했듯이 맨날 죽이고 싶어 했을 거야. 이미 오래 전부터. 미안하다. 미리 못 죽어줘서. 최○○ 네가 아빠라면 애들에게 ** *** 이러면 안되지 ** 내가 ** **** 다 무시하더라도 ** * 인정할게 너 *** 잘 먹고 잘살라고 개새끼야. [38세, 여자, 무직, 2005년 12월1일 의사]
사랑하는 딸들아! 이글을 읽으면서 너희들을 과연 너희 엄마를 어떻게 생각 할것인가? 무정한 여자 마즈막 바램이었든 이 아빠에 부탁도 거절하고 지금도 어떤 놈과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구미이모 에게 아빠가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더라고 전해 주면 한다.
○○이 엄마에 되하여선 큰 처남이 잘 알거예요. 그리고 구미 이모도 잘 알고요. 시간이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장모님이 쓰러질까봐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그것도 집앞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34살짜리와 그 짓을 하다 나한테 들켰어요. 하지만 나는 모든 걸 용서했어요. 원인 제공은 나였기에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은혜를 배신해요. 징역살이 하려는 것을 용서하여 주었는데... *요 얼마나 사나 저승에서 꼭 지켜보리다. 사랑하는 딸들아! 너희들은 절데로 엄마처럼 살지마라. [50세, 남자, 무직, 2000년 10월24일 음독사]
*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늘 바라본 눈빛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2017년 12월 엄마가
*
유서 문서 파일의 최종 저장시간은 오늘 새벽 5시21분으로, 노 전 대통령은 5시45분 사저를 나섰고, 6시40분 봉하산 부엉이바위에서 떨어졌다.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같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잘못됐다고 비판받아 정말 괴로웠다
지금 마치 나를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것처럼 비춰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괴로운 생활을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아들 딸과 지지자 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 후 농촌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
두렵다
이 아픔을 이끌고
출근 하라네
사람 취급 안하네.
가족들 미안해
*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수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희생으로 얻어지는 이익이 정당하게 분배되지 않는 사회적 구조 하에서 수많은 근로자는 절망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김재규 씨가 마지막까지 외친 절규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오늘의 현실이 근로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법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지 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갑인 대기업도 을인 근로자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http://www.wikitree.co.kr/main/ann_ring.php?id=208099&alid=253571
못난놈 먼저 갑니다
그동안 함께한 동지들 너무 미안합니다
조합 활동이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네요
근채동지가 이런 맘이었구나 이시간이 되니 이해가 가는군요
제가 죽는다해서 노동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타만은 바뀌었으면 하는 제 바램입니다
동지들 부디 노동자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귀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저도 노력 할게요
금타 노동자 홧팅 ㅋㅋ
못난 재기
*
수능날은 원래 다 이런가요? 난 앞으로도 이렇게 어른이 되지 못하고 부모님이 하는 말씀 말씀마다 상처받으면서 살게 될까요 대화할때마다 토할것처럼 울면서
한마디도 못 한 주제에 돌아가실 때는 가장 큰 후회로 울게 될까요 뻔하죠 지긋지긋하다 왜 사랑받고 싶어할까요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였는데
난 오로지 부모님께 사랑받기 위해 살아왔는데 난 엄마랑 하는 짧은 대화 속에서도 아 엄마 진짜 좋다 하고 생각하는데 엄마는 왜 나 안 사랑해요
나 공부했어요 열심히 했어요 한번 응원해준적도 없잖아요 점심저녁 급하게 먹고 들어와서 공부하느라고 살도 빠졌어요 탈모도 생기고 매일 가위눌리고 생리도 끊겼잖아요
이런 얘기하면 화만 냈잖아요 몸무게라도 재볼라치면 니가 지금 그런델 왜 신경쓰나면서 화냈잖아요 가위눌렸다고 말하면 마음에 무슨 죄가 있어서 자꾸 그러냐고 화냈잖아요
난 그런 말을 듣고도 한마디도 안했어요 꾹 참고 혼자 울었어요 참는건 능사가 아니라 유일한 선택지니까
왜 공부 안 했냐고 하는거에요 가장 속상한건 난데.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공부하지 않았냐고 물으면 난 뭐라고 해야 해요 그냥 죄인이니까 입다물고 있어야 하나요
왜 난 수능날까지 이런 말을 들어야 하나요 손이 차서 펜이 안 잡히고 덜덜 떨려서 어깨를 붙들고 그렇게 시험을 보고 왔는데
울고싶어도 그럴줄 알았다는 식으로 말할까 봐 수고했다는 말좀 듣고 싶어서... 고생많았다고 이제 재밌게 놀으라는 말이 진짜 듣고 싶어서....
별 지랄하는 꼴 다 보겠네. 울다가 꺽꺽대니까 저러시길래 코를 막고 입을 막고 몸만 들썩이면서 지금까지 울었는데
엄마 나는 이렇게 엄마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숨도 못 쉴 만큼 엄마를 소중히 생각하는데 엄만 아직도 나 안 사랑하죠
공부를 못해서
엄마 저 왕따당했던거 기억 못하죠 아빠도 기억 못하시더라구요 내가 평균 96맞고 온 날 했던 말 기억안나죠 엄마 나 안 사랑하죠
내가 말하고 있어도 모르죠 나 안보이죠 나 사람같이 안보이죠 돈먹는 기계같아 보이죠
아무것도 안 보일거야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싶은것만 보니까
그래서 나는 아마 잘 안 보일거에요 흐릿할거에요 내가 이대로 죽어도 후련해하실것 같아요 엄마 맞죠 쪽팔리는 대학 가는 꼴 친척들에게 보이는거보단 나으니까
엄마 내가 엄마의 힘든 삶에 낙이 되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그때 엄마 뱃속에 생겨서 미안해요 왕따당하고도 살아서 미안해요
난 내가 죽지 못한다는 걸 잘 알아요 나한텐 그럴만한 용기가 없으니까
그런데 부모님은 날 싫어해요 난 부모님 말씀에 꿈을 내려놓고 감정을 죽이고 의사소통을 하겠단 희망을 접었는데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게 하시는 말씀에서 막 느껴져요
이대로 살면 이집에서 살면 나는 행복할수 없는데 내가 죽지도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럼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작문선생님이 행복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거라고 하셨는데 내 마음 어느 곳에 행복이 뿌리를 내려서 자라면 좋을까요 지금 행복하신 분들은 어떻게 행복하신 거에요?
왜 난 안 행복요
아빠는 여교사를 좋아하셔 그래서 교원대에 간다는 걸 조건으로 재수를 하게 될 것 같아요
한번 더 필사적으로 공부했는데 수능날 또 모든걸 망쳐 버리면 어떡해 재수함으로써 일년간 더 길러지게 될 나는 그땐 어떡해
눈치 보여서 놀지도 못할 나는 내가 불쌍해서 어떡해 끝나면 조금이라도 후련하거나 행복할 줄 알았는데 2012년 11월 8일 수능 이날이 최악이네
그래도 나는 계속 살고 싶다 이건 진짜 지독한 욕심이다
*
**이 형이 딱 이맘때에 떠난 것 같아서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늘이군요. 생명과학부 12 월 18 일엔 뭔가 있나 봅니다. 저도 형을 따라가려고요.
힘들고 부끄러운 20 년이었습니다. 저를 힘들게 만든 건 이 사회고, 저를 부끄럽게 만든 건 제 자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더 이상 힘들고 부끄러운 일은 없습니다.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죽으면 안 된다.” 엄마도 친구도 그러더군요. 하지만 이는 저더러 빨리 죽으라는 과격한 표현에 불과합니다. 저를 힘들게 만든 게 누구입니까. 이 사회,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남은 사람들’입니다.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못 하고, 나를 괴롭힌 그들을 위해서 죽지 못하다니요.
또 죽는다는 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일은 아닙니다. 이걸 주제로 쓴 글이 ‘글쓰기의 기초’ 수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제 유서에 써도 괜찮은 내용일 겁니다. 제가 아는 경우에 대해서, 자살은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클 때 일어납니다. 다분히 경제적인 사고의 소산입니다.
말이야 이렇게 했지만, 그렇다고 저를 너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보지는 말아 주십시오. 20년이나 세상에 꺾이지 않고 살 수 있던 건 저와 제 주위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아직 날갯짓 한 번 못 한 제가 아까워 잠실대교에서 발걸음을 돌렸고, 제가 떠나면 가슴 아파 할 동생과 친구들을 위해 옥상에서 내려온 게 수 차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이 듭니다. 동시에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제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너무 큰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이만 꺾일 때도 됐습니다.
무엇이 저를 이리 힘들게 했을까요
제가 일생동안 추구했던 가치는 합리입니다. 저는 합리를 논리 연산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어느 행위가 합리적이라 판단하는 것은 여러 논리에서 합리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합리는 저의 합리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비합리라고 재단할 수 있는가 하면 또 아닙니다. 그것들도 엄밀히 논리의 소산입니다.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입니다. 제 개인적으론 비합리라 여길 수 있어도 사회에서는 그 비합리가 모범답안입니다.
저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좋은 기억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꼽으라면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작년 가을에 무작정 여권 하나 들고 홀로 일본을 갔다 온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제주도에서 돌아온 다음 날의 일입니다. 즐거운 여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보통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날 들은 수업은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먼저 생물학 시간에 인간과 미생물의 상호관계를 배우고 너무나 감명 받았습니다. 인간과 미생물은 정말 넓은 분야에 깊게 상호작용 하고 있었습니다. 연달아 있는 서양사 수업에서는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배웠습니다. 유물론적 사관에 익숙한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8 동을 나오는 길에 든 생각이 잠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학문을 하는 것은 정신적 귀족이 되는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때만큼은 제가 그 정신적 귀족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서로 수저 색깔을 논하는 이 세상에서 저는 독야청청 ‘금전두엽’을 가진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금전두엽을 가지지도 못했으며,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 색깔이 아닌 수저 색깔이군요.
맛있는 걸 먹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목이 너무 말라 맥주를 찾았지만 필스너우르켈은 없고 기네스뿐이어서 관뒀습니다. 처갓집 양념치킨을 먹고 싶지만 먹으면 메탄올의 흡수 속도가 떨어질까 봐 먹지 못하겠네요.
혹시 제가 실패하더라도 저는 여러분을 볼 수 없을 겁니다. 눈을 잃게 되거든요. 오셔서 손이나 잡고 위로해 주십시오. 많이 힘들 겁니다.
제가 성공한다면 억지로라도 기뻐해 주세요. 저는 그토록 바라던 걸 이뤘고 고통에서 해방됐습니다. 그리고 오셔서 부조 좀 해 주세요. 사랑하는 우리 동생 **이가 닭다리 하나나 더 뜯을 수 있게 해 주세요.
마지막으론 감사를 전해야겠습니다. 우울증은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로 완화됩니다. 상담치료로썬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도 있지만 ‘실질적’인 위로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도 없는 ‘다 잘 될 거야’ 식의 위로는 오히려 독입니다. 여러분의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으로 괴로워 할 때 저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실질적인 위안이 된 사람으로 둘이 기억나네요. 하나는 **누나입니다. “힘들 때 전화해, 우리 가까이 살잖아.” 이 한마디로 전 몇 개월을 버텼습니다. 전화를 한 적은 없지만, 전화를 할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도 이렇게 멋진 사람이 날 위로해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힘이 됐습니다. 누나 정말 고마워. 미안해. 결국 전화를 하지 못했네...
다른 하나는 ***입니다. ***도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질문 하나 할 때도 매번 안부 물어봐 주고 이것저것 챙겨다 주고 고마웠습니다. 또 제가 약대 준비할 땐 교재도 빌려 주고 결과 발표 일시도 상기시켜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습니다. 약대 붙으면 맛있는 스시를 사기로 했는데, 결국엔 사지 못하게 됐네요. 고맙고 미안해... 행복하게 지내렴.
출처 서울대생의 자살, 그리고 유서 전문/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우선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못난 자식이 그동안 가슴에 못을 박아 드렸는데 이렇게 또다시 지워질 수 없는 상처를 드리고 떠나가게 된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이젠 정말 사람답게 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도 가져갑니다.
이 못난 아들 더는 세상을 살아갈 자신도 용기도 없어 이만 삶을 놓으려고 합니다.
행복한 날들 가슴 뿌듯했던 날들도 많았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이 드네요.
사랑하는 부모님 그리고 우리 ** 제가 이렇게 가게 된 것에 대한 상처는 지우시고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 환희, 준희야
너희에게 더할 나위없는 상처를. 아빠마저 주고 기
불쌍한 우리 애기들...
이. 모자란 아빠를 용서하지 말아라
*
배우지못한 한을 어디에서 달랠까요
나에 배움이 조금만 있었어도 이러지 않았을것인데
정말로 힘이 들어요
*
‘26.6%(2013년)→22.0%(2014년)→6.9%(2015년)’
2013년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2.0’(권고기준 2.0)에 대한 국내 주요 언론사(방송사 9곳, 신문사 10곳)의 권고기준 준수율 추이다. 무분별한 자살보도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 지 오래지만 언론의 권고기준 2.0 준수율은 해마다 떨어져 지난해는 10%에도 못 미쳤다.
연예인 등 유명인의 자살 배경과 방법 등을 경쟁적으로 보도할 경우 모방 심리를 자극해 자살이 확산하는 ‘베르테르 효과’를 초래하기 쉽다. 이 때문에 자살보도만이라도 속보·단독 경쟁을 피하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를 우선하는 언론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최근 3년간 자살보도 모니터링 결과’ 자료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 자살보도 중 권고기준 2.0을 준수한 보도는 5건 중 1건꼴이다.

권고기준 2.0이 마련된 뒤 복지부의 모니터링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복지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확산 등 최근 언론환경 변화에 따라 3년 전 새 권고기준을 마련했다. 권고기준 2.0은 △자살보도 최소화 △‘자살’ 단어 자제 △상세내용 최소화 △유가족 등 배려 등 총 9개 원칙을 기초로 삼았다.
지상파, 종편 등 9개 방송매체의 권고기준 2.0 준수율은 2013년 17.7%, 2014년 13.6%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1.3%(312건 중 4건)로 곤두박칠쳤다. 올해는 평가 방식 변화에 따라 준수 수준을 점수로 표시했는데 지난 1∼2월 100점 만점에 66.67점, 3∼4월 20점 만점에 11.08점을 받았다.
본지를 포함한 전국 종합일간지 10개 신문매체의 준수율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2013·2014년 모두 준수율이 29.9%에서 지난해 15.1%로 반 토막이 났다. 올해는 1∼2월 60.29점, 3∼4월은 10.85점으로 방송매체보다 낮았다. 베르테르 효과 확산에 언론이 일조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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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
실제 2008년 10월 배우 최진실씨의 자살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 두 달간 자살자 수는 3081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807명)보다 70%가량 급증했다. 앞서 배우 이은주씨의 자살 이후 두 달간 자살자 수도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0% 많았다.
한국청소년자살예방협회 김도연 회장은 “정서적 동요가 크고 타인의 말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소년들이 특히 자살보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자살 수단 등을 상세히 보도하거나 문제 해결 수단 중 하나로 자살을 묘사하는 행태를 지양하고, 극복 사례를 소개하는 등 예방 보도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살에 대한 언론보도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이면 유가족에게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해 자극적이고 선정적 자살보도에 대해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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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올립니다
항상 근심 걱정과 고통을 안겨 드리는군요
효도라는 글자체를 잊고 살아온 것이 죄스럽습니다
용서하라는 말도 드리지 못함을 이해하시고 그냥 묻어주세요 못난 자는 먼 길을 떠납니다
나로 인하여 마음 아파하거나 염려하지 마시고 어머니 건강만 챙기세요
병원에 갈때마다 난 마취주사 맞기 전에 항상 울었지
내 배 속에 있는 애기가 불쌍해서
난 왜 다른 여자들보다 불쌍하는지
나에게 첩이라고 항상 뇌에 심어준 그 사람의 얘기를 난 참 불쌍하더라구
넌 첩이야... 그러니깐 넌 욕심내면 안되는거
엄마가 죽었어
내 생일 전날
오래전부터 이순간을 준비해왔거든 상처받지 않으려고
근데 정작 다기고 나니 너무 가슴이 아파
엄마가 보고싶어
이젠 돈도 없고.. 방도 너무 추워..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데
아무도 날 받아주지 않을 거야
그래..너 역시 날 귀찮아 하겠지
너도 믿을 수 없어 아무도 믿지 못하겠어
힘들어 너무 힘들어
망가지는 날 지키기가 힘들어
그런데 아빠는 엄마가 보기만하구 옆에만 있어주기만 해두 되는데 자신이 없어
엄마가 아빠를 떠날것만 같아서
널 위해 대신 죽을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니가 떠날까봐서
그게 무서워서 내가 먼저 떠나는 겁쟁이가 돼버렸네
미치겠다
어디가서 죽지? 어디가서 죽냔 말야
죽을 수 밖에 없어
그래 죽기로 했으니 죽어야지 이제와서 뭘 어떡해 뭘
항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해 바보천치가 돼서 어쩔 수 없단 말야
오늘 박찬호가 홈런을 날리고 18승을 거뒀단다
현대 금메달 12개로 종합 8위다
그리고 난 아직 죽지 못했다
내가 죽어도 살아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행복했던 순간이 단 하나도 없어서 다행이에요
만일 단 한번만이라도 내 인생에 있어서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떠나지 못했을 거에요!
형, 누나 역시 나름대로 살아보려구 노력했지만 남는것은 항상 부족하고, 무엇을 해도 항상 절망적이었을 거에요
...내가 죽으면 엄마 아빠가 앞으로는 싸우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너무도 간절해서...
언니 나 미워하지마 살면 거기서 거기야 내가 뭐 살아보니깐 그러더라
아이들 보고 살아
나 처럼 불쌍하게 힘들게 살지마
내가 유독 남들보다 한가했던 것일까? 나는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작은 씨앗의 상처는 나도 모르는 새 저주의 나무로 내안에 뿌리내리고 말았다
난 그것을 극복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힘을 가지고 있었다
... 난 생명의 힘이 처음부터 모자랐다
... 누군가 나에게 내뱉는 작은 한마디(나가 죽어! 병신 새끼야!) 에도 쉽게 불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