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어린아이처럼 많은 꿈을 꾼다. 그 속에서 나는 늘 꿈 많은 어린아이가 되고 거짓 없는 한 소년이 되어서 이 세상을 휘젓고 돈다. 걱정도 분노도 아무러한 주저함도 없다. 그러나 눈을 뜨면 나는 한 조그마한 방속에 누워있을 따름이다. 한 없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생각해야할 일이 있고, 분노해야할 일이 있고, 참아내야 하는 쓰라림도 있다.
그렇지만 결코 실망은 없다. 내 주위에는 얼마나 좋은 사람이 많은가. 옆집에 사는 농부는 아직도 티 없이 맑은 마음씨를 가졌다. 또 나를 자주 찾는 한 젊은이는 정작으로 꿋꿋해서 내 마음 속에 믿음을 심어준다. 어느 친구는 상금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또 어느 선배는 옛 보다 외려 더한 신뢰를 안겨주고 있다.
이번에 모은 소설들은 이런 분들 때문에 쓰여진 것들이다. 이웃의 일들은 항시 나의 일로 느껴진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는가로부터 그들의 사랑 증오 불행 행복 모두가 나의 일이 아닐까.
좀 미흡한 점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나아지고 보완되고 그리고 훨씬 좋아지도록 노력하겠다. 역시 책을 펴낸다는 무한한 즐거움에 모든 죄송스러움을 얼버무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