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 하는데, 끊임없이 나는 욕심이 났다. 새 옷 새 구두 새 가방이 주는 기쁨 왜 나만 남들보다 적게 누려야 하는지도 몰랐고 인스타에 온갖 예쁜 소녀들이 짓는 웃음 그 행복 다 따라해보고싶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멋들어진 사랑이 찾아올 것만 같고 그 사랑이 지금까지의 설명되지 않는 인생을 이해시켜줄 것만 같았다. 해외 여행이 너무 해보고싶었다. 한국어 교육을 전공하면서 늘 유럽을 동경했다. 효도도 하고싶었다. 남들은 과외 하며 돈 잘 벌어서 엄마 해외 여행도 시켜 드리던데, 졸업이 1년 남았는데 내 통장에 모인 돈은- 아니 돈이 모여본 역사가 없었다. 알바 해서 돈 벌면 가족사진 찍자고 말한 지가 6개월이다.
1학년 땐 버스비가 아까워 걸어 다녔다. 2학년 땐 어찌저찌한 사정으로 장학금을 많이 받았다. 아- 돈- 좋구나-! 처음으로 내 돈으로 향수도 사 보고 속옷도 사 보고 코트도 사 보고 푸딩도 사먹어 봤다. 엄마에게 돈봉투도 드려 봤다. 너무 좋았다... 그래서 장학금에 매달리고, 돈을 더 벌려고,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려고.

그랬더니 올해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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