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너무 가엾다
누구에게나 주목받던 딸을 두었던 두 분
날이 갈수록 볼품없어지던 그 딸
반짝반짝 빛나던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었을 때
그 사실을 인정해야 했던 엄마의 마음
그렇게 되고 싶어서 되어갔던 것은 아닌데
도전하기 전에 체념하는 법을 배운 딸
나는 여전히 그때 엄마의 선택이 미워요
그렇지만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나를 내가 미워해도
곱게 기른 딸이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이 넓은 세상에 굳어진 입지 하나 없이 인정해주는 사람 하나 없이
스무 살이나 되어서 여전히 잘하는 것 하나 없이 보호해 주어야 할 존재라는 것을
등에 짊어지고 앞으로도 살아야 할 엄마는
얼마나 내가 한심하고 미울까
그런데도 엄마는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
재수까지 했는데도 나는 엄마를 기쁘게 해 주지 못했다
이 길었던 인생에서 내 스스로 성취한 성공의 기억이 없다
이 열등감으로 얼룩진 20 년을 짊어지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지
내일 모레면 스물 한 살.
나는 발전할 수 있을까?
엄마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만
사회가 너무 무섭고
아무것도 아닌 내 몸이 너무 무거워요
엄마 미안해